오늘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석
김우중(80) 전 대우그룹 회장이 첫 해외 지사를 세웠던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강연에 나선다.
김 전 회장은 19일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로 싱가포르 센토사리조트 월드컨벤션에서 열리는 ‘제2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식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기에 앞서 배포한 강연 자료를 통해 “제 팔십 평생을 동지와도 같은 한상(韓商)과의 만남으로 마무리한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가 마지막 강연임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가 선진 한국을 이끈다’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개척하는 동포 기업인의 활약을 격려하는 한편 기업의 글로벌화를 강조하며 해외 진출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에는 40개국에서 온 한상 7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강연문에서 “27세에 처음 해외에서 주문을 받은 곳이 싱가포르였다. 그게 한국 최초의 직수출이었다”며 “그래서 대우를 설립하고 나서 첫 지사를 이곳에 세웠는데 그 또한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지사로 기록되고 있다”며 싱가포르와의 깊은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의 비결로 자신을 비롯해 동포 기업인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시장 개척을 꼽았다. 아울러 “기업가 정신에 충만한 한상 그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전 회장은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탄탄한 제조업 육성, 해외 경제 활동 네트워크의 강화, 차세대의 올바른 육성 등 세 가지를 중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 7위의 무역대국에 올라선 바탕에는 GDP(국민총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세계 5위에 해당하는 탄탄한 제조업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출로 경제의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최근의 제조업을 경시하는 풍조가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700만명이 넘는 재외동포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제력과 대외활동 규모를 고려할 때 아직 부족하다”면서 “80년대 중반 연간 3만명이 넘던 이주민이 2010년 이후로 1,000명도 안되게 줄었고, 비즈니스 이주는 2000년 2,500건에서 2011년 100건 이하로 떨어져 진취적 기상이 사라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대우는 28만명의 임직원 가운데 18만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세계 경영’에 집중했다”며 “한국 경제활동인구의 20%는 해외로 나가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해 경제 영토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외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과 해외의 한상 기업이 상생하고 동반성장하려면 경제 네트워크가 굳건해야 한다”며 “그렇기에 월드옥타와 같은 한인 경제인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고, 앞으로 비즈니스가 더욱 활발해지면 전경련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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