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식물을 대하는 방식은 대개 ‘쓸모’로 결정된다. 우선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다음은 몸에 좋은지 나쁜지, 결국은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 등으로 가치를 따진다. 바위 위에 솔방울을 얹어놓은 것처럼 예쁜 이름을 가진 바위솔은 한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식물이었다. 바위 겉이나 지붕 위에서 자라는 이 다년생 풀이 요즘은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와송(瓦松)으로 더 많이 불린다. 오래된 기와 지붕에서 자라는 소나무라는 뜻의 한자를 써 약효를 강조하려는 의도일 게다. 약효와 쓸모로만 따진다면 가을볕에 피워내는 바위솔의 앙증맞은 꽃송이가 어찌 눈에 들어올까?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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