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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밴 산업 지각변동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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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밴 산업 지각변동 부르나

입력
2015.10.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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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페이 결제 서비스를 둘러싸고 현대카드를 비롯한 카드업계와 밴 업계간의 수수료 지급 갈등이 불거졌다. 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밴(VAN) 산업의 딜레마로 떠올랐다. 간편결제 특성상 밴사로부터 전자전표를 사들일 필요성이 줄어들자 현대카드가 나서서 관련 수수료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론이 카드업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페이를 계기로 발발한 밴사와 카드업계간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 현대카드 "전표 수거 이유 없어...수수료도 중단"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삼성페이 결제에 한해 전자 전표를 수거하지 않기로 13개 밴사에 통보했다.

국내 상점에서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신호가 상점 카드단말기를 통해 밴사 전산실로 이동한다. 이후 신용카드 회사의 전산실로 송출된 정보는 카드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역순으로 되돌아가 영수증을 출력한다.

이때 밴사들은 상점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전표용지를 공급하는 등 신용카드사의 업무 대행 역할을 하는데 카드사로부터 3가지 명목의 수수료를 받는다.

'결제 승인' 시 약 60원, 본인 확인 차 디지털 서명을 받아 보관하는 수수료가 40원, 가맹점 대신 카드사에 청구를 대행하는 '매입' 작업이 20원 꼴이다. 통상 카드 결제 1건을 처리하는데 약 110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카드사들이 지난해 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는 불법 카드 결제 가능성에 대비하고 결제자의 본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밴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는 삼성페이의 경우 결제 과정에서 지문인식 등 충분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매출전표를 따로 수거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밴사들에게 지급하던 '디지털 서명수수료'와 '전표보관수수료'를 줄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기존 밴사 지급 수수료의 30%를 인하한다는 논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경우 충분한 본인 확인으로 사고의 위험이 적기 때문에 굳이 매출전표를 수거할 필요성이 없다"며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 승인은 카드사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피해볼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 전자전표 수수료 지급 거부 확대될까…밴 업계 직격타

현대카드의 통보에 밴사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밴사는 카드사를 대신해 카드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가맹점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데 가맹점에서 매출 전표를 거둬들이는 일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거둬들인 매출전표를 카드사에 넘긴 후 일정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보안 강화를 위한 본인 인증 방식 등으로 카드사와 밴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때문에 현대카드를 비롯한 카드업계는 밴사가 지급받는 수수료 역시 인하하게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삼성페이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밴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페이의 흥행에 힘입어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현대카드 이후 타 카드사들도 같은 정책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달 말 누적 결제액 350억원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등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며 간편결제 시장의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 거부가 다른 카드사로 확산된다면 밴 산업은 당장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현대카드 입장 발표 이후 삼성페이의 수혜주라 불렸던 밴사들의 주식이 내리막으로 치닫는 등 이미 업계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현재 밴사들은 삼성전자에 중개 수수료를 요구할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기존 밴사 기간망을 쓰면서 아무 대가 지급도 하지 않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익자라는 결론이다. 일부 밴사들은 삼성페이 이용 시 현대카드 결제를 단말기 자체에서 막을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밴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충분한 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전표 수수료 지급을 거부해 당황스럽다"며 "현재까지는 삼성페이 제조사인 삼성전자에 일정 중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향후 간편결제 시스템에 맞춘 새로운 밴 수수료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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