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베 경찰 공조로 베트남 내 보이스피싱 조직 적발
베트남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베트남 경찰과 협력해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한 첫 사례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국인 200여명에게서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34명을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 총책 김모(32)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호치민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김씨 등은 올해 4~9월 국내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해주거나 예금을 보호해준다는 등의 방식으로 속여 210명으로부터 4억9,000만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팀장ㆍ전화상담원ㆍ대포통장 모집원 등 역할을 나눈 뒤 전화를 받은 상대방의 상황에 맞게 미리 준비한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시나리오는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제2금융사 직원 행세를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4월 국내 인출책 등을 체포해 조사하다 베트남 현지 총책 및 조직의 존재를 알아낸 경찰은 인터폴과 베트남 공안부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그 결과 지난달 12일 한국 경찰과 베트남 공안부 등이 합동으로 현지 콜센터를 단속해 김씨 등 한국인 7명을 붙잡고 추가 수사를 통해 베트남인, 중국인 각 1명 등 다른 조직원들도 일망타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베트남이나 중국 등 다른 범죄조직과 연계를 도모하는 단계에서 붙잡아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범 2명을 추적 중이며 이들과 연계한 베트남 및 중국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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