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투더스카이가 시계를 16년 전으로 되돌렸다.
17~18일 이틀간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을 빌려 마련된 전국투어 '플라이 하이'의 서울 공연에서 반전의 무대로 관객들에게 추억 여행을 선물했다.
환희는 온 몸을 던졌다. 바닥에 등을 갖다대고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윈드밀' 기술까지 선보였다. 브라이언은 현란한 래핑으로 흥을 돋우었다. '남자답게' '가슴아파도' 등 애절한 발라드 넘버만 기대했던 관객들의 허를 찔렀다. 1999년 데뷔했을 당시 보여줬던 춤을 곁들인 무대를 그대로 재현했다.
공연에 앞서 환희가 "역동적인 무대가 있다. 아마 그 무대들이 진한 향수를 불어일으킬 것이다. 팬들을 사로잡겠다"고 자신했던 배경을 무대로 설명했다.
이 날 스무 곡 넘게 준비된 무대는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심사숙고가 묻어났다. 16년을 이어온 히트곡과 숨은 노래들을 균형감 있게 배치했다. 오프닝 무대는 생애 첫 콘서트에서 처음 불렀던 '한'을 골라 팬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전반부에 댄스 넘버가 중심을 잡고 후반부로 갈수록 R&B 색깔을 채워갔다.
특히 '폭풍 속에 내 이름 불러주길'의 무대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06년 발표된 이 곡은 그 동안 방송이나 콘서트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가 단 한 번도 불러보지 않았다. 팬들이 공연 전 가장 듣고 싶어하는 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빌고 또 빌어도' '결혼하지마' '습관' 등 좀처럼 부르지 않았던 노래들을 선사했다.
무대는 150분 간 펼쳐졌지만 지난 16년의 추억과 시간이 응축된 역사로 대변됐다.
환희는 끝 무렵 "낯선 무대를 많이 보여줬다. 그래도 우리에게 감동적인 노래가 숨어있었구나 느껴주면 성공"이라며 "앞으로도 늘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색깔을 잃지 않는 음악을 하겠다. 여러분은 오늘처럼 늘 그 자리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약속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부산 광주와 함께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대전,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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