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생활비나 생계비 마련을 목적으로 한 대출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하나+외환)·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9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140조67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택구매에 쓰지 않는 비(非)주택 구입용 대출액은 73조3,2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6조5,069억원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비주택 구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월 45.2%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3%로 상승하며 주택구입용을 앞질렀다.
비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의 용도에는 생계자금, 소비재 구입자금, 학자금, 사업자금, 투자자금, 공과금, 세금 등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생계형 주택담보대출'로도 불리는 비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연간 기준으로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2013년 44조4,871억원, 2014년 55조4,455억원으로 증가했다.
주택구입용 담보대출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2011년 연간 29조6,322억원에서 올해는 1~9월 사이에만 73조3,208억원으로 147.4%(43조6,886억원) 급증했다.
반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이 기간 50조4,816억원에서 66조7,469억원으로 32.2%(16조2,65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규모뿐 아니라 비중도 늘고 있다.
생계형은 2011년 37.0%에서 올해는 52.3%로 15.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택구입용은 같은 기간 63.0%에서 47.7%로 15.3%포인트 하락했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집을 갖고 있지만 돈을 쓸 일이 많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은행권은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주로 사업자금, 자녀 결혼, 자녀 학비 등으로 목돈이 많이 필요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6월 108조9,603억원에서 올 6월 122조2,516억원으로 13조2,913억원(12.2%) 늘었다.
이처럼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래 소득 여부가 불분명한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이휘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 주택구매 목적으로 담보대출이 증가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보다 생활자금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좀 더 주의 깊게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