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에만 초점 첫 공동성명
"도발엔 강경대응… 대화 복귀 공조"
강력하고 역동적 한미동맹 재확인
한미중 3각협의 뜻깊은 마침표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전략적 도발 억지 등 북한 문제 해결 의지를 명시한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을 채택했다. 한미 정상이 북한 문제만을 주제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또 ‘강력하고 진화하는 역동적인 한미동맹’을 거듭 확인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안보를 위한 한미 공조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 실질 조치를 포함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핵실험ㆍ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까지 가지 않고 핵ㆍ미사일 개발 등의 활동만 계속 하는 것도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처음으로 공식화해 핵 도발 억지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중 3자 공조 강화 방침을 밝히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두 정상은 “북한을 의미 있는 대화로 조속히 복귀시키기 위해 중국ㆍ여타 당사국들과 계속 공조할 것”이라고 밝히고 “북한이 핵ㆍ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면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우리의 공약을 재확인한다”면서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는 확고한 억지태세를 유지하고 모든 형태의 북한 도발에 잘 대응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우리 동맹을 현대화하고 공조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밝혀 무력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원칙을 확인했다.
두 정상이 북한문제 해결의 큰 방향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서 2008년 이후 중단된 북핵 관련 6자회담 등 비핵화 다자 대화가 재개되는 한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 완화 분위기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정부가 그 동안 전략적 인내 기조 하에 북핵을 비롯한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공동성명 채택 자체가 이를 불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9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한달 여 만에 북한 관련 한미 단독 공동성명 채택이라는 성과를 얻어내면서 한미중 북핵 3각 협의를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네 번째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지지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통일 논의를 위한 ‘고위급 전략회의’ 강화에도 합의했다.
워싱턴=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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