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43) 서울 삼성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울산 모비스를 꼭 한번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2012~13시즌부터 삼성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했고, 2014~15시즌 감독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 감독은 부임 기간 단 한번도 모비스를 이기지 못했다. 이 말을 들은 유재학(52) 모비스 감독은 "너무 많이 이겨 미안하다"며 "꼭 삼성이 우리를 이겼으면 좋겠다. 이상민 감독 파이팅"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삼성은 "타도, 모비스"를 외치며 시즌을 맞았지만 지난 3일 시즌 첫 대결에서 또 패했다. 이로써 모비스전 상대 연패는 '20'까지 늘어났다. 39분을 앞서다가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그 때 삼성은 '완전체' 전력이 아니었다. 프로농구 최고 연봉 8억3,000만원을 주고 모비스에서 데려온 문태영(37)이 아시아농구선수권 참가로 자리를 비운 영향이었다. 에이스 한 명의 부재 속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 리카르도 라틀리프(26)가 분투했지만 팀 성적은 4승5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쳤다.
1라운드 출발은 안 좋았지만 삼성은 문태영이 돌아온 2라운드 첫 경기 안양 KGC인삼공사전 패배를 제외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15일에는 '난적' 인천 전자랜드를 82-74로 꺾고 마침내 단독 3위(7승5패)로 뛰어 올랐다. 완성된 전력으로 분위기를 탄 삼성은 곧바로 2012년 1월10일부터 계속 진 모비스를 다시 한번 겨냥했다. 두 팀은 오는 18일 삼성 안방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시즌 두 번째 격돌한다.
이 감독은 "모비스도 양동근까지 돌아와서 더 껄끄러워졌지만 상승세인 만큼 홈에서 이기겠다"며 "특정 팀에 21연패를 당했다는 것은 치욕이자 굴욕이다. 반드시 벗어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어 "모비스 뿐 아니라 1라운드에서 5패를 당했던 팀들과 4경기를 앞두고 있다"면서 "다 이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친정으로 돌아온 최고참 가드 주희정(38)도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는 서울 SK에 있던 2012~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패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주희정은 "1라운드 경기에서 39분을 이기고 있다가 1분을 졌다"며 "문태영이 돌아왔다. 21연패를 깰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초점을 모비스에 맞추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양동근을 따라다니며 열심히 수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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