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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노동자 착취하는 중국의 신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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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노동자 착취하는 중국의 신제국주의

입력
2015.10.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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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국의 두 번째 대륙

하워드 프렌치 지음ㆍ박홍경 옮김

지식의날개 발행ㆍ384쪽ㆍ1만7,000원

1996년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 6개국을 방문해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설립을 제안했다. 이후 중국은 2001년부터 10년 동안 아프리카에 741억 1,000만 달러를 출자했다. 막대한 자본과 함께 100만여 명의 중국인들이 아프리카로 향했다. 이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손을 놓을 수 없는 ‘동반자’다. 중국 정부는 이것이 개발 원조이며 중국과 아프리카가 궁극적으로 윈윈하게 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뉴욕타임스 해외 특파원 출신의 하워드 프렌치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중국과 아프리카를 두루 취재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떠난 중국인과 그들을 만나는 아프리카인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프렌치가 내린 결론은 중국이 아프리카를 식민지처럼 지배하고 있다는 것. 다만 군사력이 아닌 자본이 무기일 뿐이다. 그는 “중국인의 아프리카 진출은 1930년대 군국주의 일본이 자국 내 소외 계층을 만주로 보내던 모습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중국 자본은 아프리카에 다리, 학교, 병원 등 인프라와 산업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실제 건설과 운영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은 대개 중국인들이다. 대부분의 투자액은 다시 중국으로 흘러갔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한 평범한 중국인들조차 현지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착취한다. 모잠비크의 척박한 땅을 개척해 기업형 농장을 운영하는 하오성리는 모잠비크인들을 하루 9시간씩 부리며 일당으로 10달러를 지급했다. 그는 “왜 임금으로 차별을 하냐”고 대드는 현지인에게 답했다.“너희 같은 놈들 필요 없어. 다른 일꾼들 쓰면 되지.”

중국인들은 정부의 자유 제한, 관료조직의 부패, 인구 과밀로 인한 숨막히는 경쟁에 시달리다 ‘대박’을 꿈꾸며 아프리카로 건너갔다. 농장, 상점, 고기잡이배를 보유한 중국인 기업가들은 맨손으로 사업체를 세웠다고 자랑했지만 피고용인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다. 아프리카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말리 사람 쿨리발리는 프렌치에게 “과거에는 강제로 프랑스어를 썼는데 또다시 중국어를 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프렌치는 아프리카 국가의 정부가 중국 자본과 정경유착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2010년 잠비아에서 열린 대선 직후 노동자 헤지스 음와바는 “중국 회사가 대선 결과에 대비해 급여명세서를 두 장(기존의 낮은 급여와, 야당 측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인상된 급여)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자본의 지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던 여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회사가 그대로 임금 차별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야당 후보로 대선에서 이긴 마이클 사타 신임 대통령조차 중국 대사와의 오찬에서 “친애하는 중국인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동거동락한 친구이니 잠비아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그만큼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이미 확고하고, 좋든 싫든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과 형제자매일 수밖에 없다는 것. 프렌치는 착취 상태인 아프리카 민중을 위해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중국의 막대한 투자액이 자국 국민의 주머니로 들어가도록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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