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밖을 나서면 어김없이 발길을 붙잡던 달콤한 냄새. 가열된 설탕에 소다를 찍어 섞는 나무젓가락의 현란한 퍼포먼스는 매번 마법 같은 먹거리를 만들어냈다. ‘뽑기’, 혹은 ‘달고나’라 부르던 추억의 설탕과자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났다. ‘탁’하고 전용 국자를 세워 내리치니 누런 덩어리가 스테인리스 판 위에 덩그러니 남는다. 아저씨는 누름판으로 납작하게 만든 뽑기 위에 지체 없이 하트 모양 틀을 찍었다. 하트의 경계선 바깥 부분을 살살 떼어 입에 넣으니 어느새 추억 속 그 장면 속에 내가 서 있다. 손놀림이 둔한 중년 손님을 배려해 토끼나 별 대신 최저 난이도의 미션을 내준 아저씨가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 ‘똑’, 내 하트가 반쪽이 나고 말았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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