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58) 최측근 강태용(54)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전 대구지방경찰청 정모(40)경사가 16일 구속됐다.
대구지방법원 정영식 영장전담 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전 경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07년 8월 대구 동구에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개업하면서 강태용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돈이 동업자 이모(41)씨의 투자금이라며 뇌물수수를 부인했다. 이 때문에 2009년 5월 정씨가 중국으로 건너가 조희팔 강태용으로부터 골프접대 등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2012년에는 이 혐의로 처벌받지 않았다. 정씨는 당시 골프접대와 조희팔 등을 체포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파면됐다.
정씨를 조사했던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정씨의 1억 뇌물수수 혐의도 포착했으나 동업자와 정씨 모두 뇌물혐의를 부인한 데다 강태용이 잠적하는 바람에 혐의입증에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되자 정씨는 지난 13일 오전 중국으로 도주하다 체포됐고, 경찰은 뇌물을 입증할 주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구속에 이르게 됐다.
파란색 등산복 상의에 감색 운동복 바지 차림으로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대구지법에 도착한 정씨는 30분간 국선변호인과 접견한 뒤 곧바로 영장심문 법정으로 향했다. 취재진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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