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강도 최세용 징역 25년

2007년 경기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해사건의 주범이자, 필리핀 여행객들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최세용(48)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안양 환전소 살해사건과 관련, “직접 살인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강도치사 혐의만 인정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부장 유창훈)는 16일 강도살인, 강도치상,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이 구형된 최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 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씨는 살해도구를 제공하지 않는 등 살인을 사전에 공모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공범들의 흉기 사용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강도살인은 무죄, 강도치사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필리핀 도주 후 조직을 꾸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11명의 현지 여행객들을 납치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권고형량(징역 17년 4월)보다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한 배경에 대해 “최씨는 환전소 사건을 사전에 계획해 범행을 주도하며 자신은 알리바이를 만들었고, 필리핀 도주 후 피해회복도 하지 않았다”며 “필리핀에서는 여행객을 납치해 흉기로 위협하고 옷을 벗겨 쇠사슬로 묶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5억원에 달하는 피해액 회복도 없었던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