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ㆍ토너먼트전 경기 방식 따라 경기 수와 대진운 달라지는 특징
월드컵 축구 국제 대회에선 16강부터 토너먼트로 박진감 더해
‘봄소풍’, ‘여름방학’, ‘겨울방학’처럼 가을하면 떠오르는 대표행사 중 하나가 운동회입니다. 운동회는 교실에서 벗어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날로, 옛날에는 운동회 전날 설레고 들뜬 마음에 잠을 설친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운동회와 얽힌 각자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텐데, 기분 좋은 추억을 회상하듯 가을 운동회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학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운동회에선 팀 또는 반 대항 경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열정적으로 펼쳐지는 응원 또한 운동회의 백미죠. 경기가 이뤄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참가 팀들 모두가 서로 한 번씩 경기를 치러 그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을 뽑는 방식인 ‘리그전’, 그리고 경기를 거듭할 때마다 패한 팀은 탈락시키고 최후에 남은 두 팀이 우승을 겨루는 방식인 ‘토너먼트전’입니다.
두 경기 방식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리그전은 모든 팀이 서로 한 번씩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대진운, 즉 어떤 팀을 상대로 만날지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팀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토너먼트전은 대진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불공평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리그전에 비해 소요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겠죠.
또한 어떤 경기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경기수가 달라집니다. A부터 E까지 5개 반이 리그전과 토너먼트전으로 경기를 할 때 몇 번씩 경기를 하는지 알아봅시다. 먼저 리그전으로 경기를 진행할 때 총 몇 번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지 생각해봅시다. (A,B)와 (B,A)는 순서만 바뀌었지 A와 B가 경기하는 것이므로 한 경기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정리하면 (A,B) (A,C), (A,D), (A,E), (B,C), (B,D), (B,E), (C,D), (C,E), (D,E)로 총 10번의 경기를 하게 됩니다. 리그전에서 경기의 수는 그림을 통해 값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1’과 같이 A부터 E까지 5개 팀을 표시한 후 각 팀을 선으로 이으면 선분의 개수만큼 리그전을 치르게 됩니다. 10개의 선분을 그으면 각 팀이 서로 빠짐없이 경기를 치르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토너먼트전으로 경기를 치를 때 경우의 수를 살펴봅시다. 토너먼트전에서는 ‘그림2’와 같이 2팀씩 경기를 해야 하므로 E는 운이 좋게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2팀씩 경기를 해서 패한 팀은 탈락하고, 이긴 팀끼리 다시 경기를 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5개 반이 참가했을 때 실제 진행하는 총 경기 수는 4번이 되겠지요.
우리가 잘 아는 월드컵은 리그전과 토너먼트전이 결합한 경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32강에서는 모든 참가 팀을 8개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 속한 4개 팀이 리그전으로 경기를 합니다. 한 그룹에서 진행되는 경기 대진표를 정리해보면 (가,나), (가,다), (가,라), (나,다), (나,라), (다,라) 6번의 경기가 있는 셈입니다.
팀끼리 경기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그렇고, 월드컵 진행에 좀 더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 16강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경기를 치릅니다. 패한 팀은 경기에서 제외되고 16강, 8강, 4강, 결승전이 진행되며 4강에서 탈락한 두 팀끼리는 3,4위전을 갖습니다. 따라서 16강부터 결승까지는 총 16번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경기 방식에 따라 경우의 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수형도’(나뭇가지 모양의 그림)를 그려 생각해보면 수학 개념에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가을 운동회에서 우리 반이 총 몇 번의 경기를 치르게 될지, 우승 확률은 어떨지 수학적으로 예측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스토리 플러스]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회는 언제였을까요? 1986년 5월 2일, 영어 교사였던 영국인 허치슨의 지도로 오늘날 서울 삼선교에서 열린 ‘화류회(化柳會)’를 근대 체육의 효시로 보고 있습니다. 종목으로는 300보ㆍ600보 달리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이인삼각, 공 던지기, 동아줄 끌기 등이 있었는데, 당시 몸을 움직이는 것을 금기시했던 양반 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운동회가 단순 친목 도모에 그치지 않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계몽 활동의 일환으로 행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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