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쓰러진 60대 노인… 시민들 무관심 속에 사망
출근길에 60대 아파트 경비원이 길가에 쓰러졌지만,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숨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6일 오전6시쯤 구로구 오류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 박모(69)씨가 사망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던 박씨는 이날 오전 지하철을 타고 직장으로 출근하다 오전 6시4분 도로변에 쓰러졌다. 박씨가 쓰러진 후 6분여 동안 그의 곁으로 남성 5명과 여성 1명 등 시민 6명과 차량 3대가 지나갔지만 그에게 관심을 두거나 시선을 던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6분이 지난 뒤, 퇴근하던 다른 동료 경비원 박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해 14분이 지난 후 119구급대가 도착했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동료 경비원은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대원들이 전기충격을 가했지만 박씨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혼수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박씨는 혈압과 맥박 등 생체 신호가 희미했고 자가 호흡도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박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조사결과 이날 아침 박씨는 부인에게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안 좋다”고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부인의 만류도 뿌리치고 출근길에 올랐던 박씨는 결국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2년 전 심근경색을 앓고 약을 복용하는 등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의 반대로 부검이 실시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박씨의 유족은 사고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후 시민들의 신고가 없었던 것을 아쉬워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확인해 보니 시민들이 의도적으로 피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누구 한 사람이 관심을 가졌더라면, 빨리 신고가 됐을 테고 그러면 박씨도 사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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