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팔 관련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조희팔 최측근인 강태용(54)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정모(40) 전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6일 오후 3시 열린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8월 대구 동구에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차리는 과정에서 동업자 이모(41)씨를 통해 조희팔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다. 정씨는 이 돈은 이씨가 투자한 것으로 조씨로부터 나온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씨는 2008년 당시 대구지방경찰청 수사2계 소속으로, 조희팔 사건의 회계관련 업무를 분석하는 등 수사팀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수사 진행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조희팔과 강태용 등 핵심인물이 도주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조희팔 자금을 관리해 온 동료 경찰관이 조희팔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게 되자 무마하겠다며 2009년 5월 중국으로 건너가 조희팔, 강태용과 골프를 치고 향응을 받고 돌아온 점에 비춰 조희팔 측이 정씨를 무시할 수 없는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2012년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단순히 금품향응과 조씨를 체포하지 않았다는 직무유기죄만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만 선고 받았다. 그 때도 1억원 뇌물수수혐의가 포착됐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해 참고인 중지됐다.
경찰은 ▦이씨의 순수 투자금이 아니라는 주요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했고 ▦강태용 검거 소식을 듣고 중국으로 출국을 했으며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아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동업자라는 이씨는 직책만 과장급이었지 실제로는 수금사원 역할을 하는 말단직원이었는데 보스인 조희팔이 1억원이라는 거금을 주었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지난 13일 오전 중국 광저우로 출국했다가 연락을 받은 중국 공안이 입국을 거절하는 바람에 되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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