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아 북부도시 알레포 탈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알레포는 터키로 연결되는 보급로가 있는 반군의 전략 요충지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도 때맞춰 알레포 인근에서 반군을 공격하겠다고 밝혀 반군에 대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이란 지상군 수천 명과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에서 반군을 몰아내기 위한 결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시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역인 알레포는 정부군과 반군이 절반씩 장악하고 있고, 그 북부는 IS가 점령 중이다.
미 CBS는 이날 시리아 알레포 인근에 배치된 이란 병력이 최소 1,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군의 지원 하에 시리아 정부군과 이란군이 알레포로 진격할 경우 IS의 공격까지 맞물려 반군이 알레포 북부 보급로를 뺏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AP는 이란과 러시아가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하며 내세웠던 ‘IS 격퇴’ 명목이 사실상 2차 목표에 불과하며, 가장 큰 목표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는 것이란 점이 명백해졌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활동가인 아보 야세르도 FT를 통해 “IS와 시리아 정부는 전장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상호 교전은 목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이 위기에 처하자 정부군이 알레포를 탈환할 경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알레포가 시리아 정부군에 점령될 경우 50만~100만 이상의 시리아 난민이 추가로 발생해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 2차 난민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군을 지원해오던 미군의 군사적 대응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위해 협력하던 미국이 정작 반군의 위기 앞에서는 모른 척하면서 반군들의 불만은 팽배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을 미국이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확산되면서 반군과 미국의 협력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브루킹스연구소 JM 버거 연구원은 AP에 “서방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 이상 반군은 지속적으로 수세에 몰릴 것”이라며 “하지만 IS와 싸우는 반군에게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극단주의자들에게 흘러가고 있어 상황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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