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도의회 출석 사과키로
중국 인민대표 방문단과 식사자리에 참석한 뒤 도의회 질의 도중 실신한 최문순(59) 강원지사가 “이유를 떠나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강원도는 15일 최 지사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정신이 혼미해진 이유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일 수 있다는 의료진의 1차 소견에 따른 것이다. 최 지사는 이날 휴가를 내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최 지사는 김용철 강원도 대변인을 통해 “이유 여하를 떠나 도민과 도의회에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최 지사는 이르면 16일 도의회에 출석해 도정질의가 파행을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지사는 지난 14일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인민대표회의 방문단과 오찬을 한 뒤 도의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강원도는 “중국방문단과 인삼주를 몇 잔 하기는 했으나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도의회와 새누리당 강원도의회 대표단은 “도정 최고 책임자가 술에 취해 추태를 부렸다”며 최 지사의 사퇴와 관련 공무원 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 지사가 이번 일을 비롯해 최근 들어 호재는 없고 여러 악재만 쌓이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지사 자신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명예도지사로 위촉한 인물의 과거 사기전과가 드러나 곤혹을 치른 데 이어, 사활을 걸고 추진한 오색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시민ㆍ환경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대 현안으로 규정한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는 여전히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해 언제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더구나 음주출석에 따른 갑작스런 도정질의 중단은 평소 의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그의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강원도정을 맡은 뒤 4년간 건강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인 최 지사의 살인적인 일정도 도마에 올랐다. 최 지사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최 지사의 몸이 좋지 않다면 식사자리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일정 조율과 보좌를 하는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만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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