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그녀는 예뻤다' 의 박서준과 황정음. MBC 제공
올백 그리고 단발.
올 가을 헤어스타일의 키워드다.
멋을 아는 남자라면 이마를 내보여야 하고, 여자라면 어깨를 드러낸 단발이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 트렌드다. 올백과 단발이 왜 유행일까. 홍지선 브랜드엠 원장은 "변신"이라 강조했다. 천편일률적인 긴 헤어 스타일에서 훨씬 변화를 줄 요소가 많아 손쉽게 이들 스타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백 헤어는 여름내 열풍이었던 모히칸 헤어, 반삭에서 이어지는 겨울버전이다. 머리 양 옆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가운데 부분을 남긴 모히칸 헤어가 가을로 지나면서 뒤로 넘기는 올백헤어로 바뀌었다. 특히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 이후 남성들을 사로잡은 비스포크 트렌드가 헤어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스포크란 잘 재단된 남성슈트를 지칭한다. '킹스맨'의 주인공 콜린 퍼스가 슈트를 입었을 때 꾸민 헤어스타일이 올백이었다. 올백 헤어는 캐주얼 복장보다 슈트와 궁합이 잘 맞는다.
또 여성들의 단발은 무엇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런 느낌을 줄 수 있다. 긴 머리보다 얼굴이 훨씬 갸름하고 어리게 보일 수 있다. 의외로 연출할 여지가 많아 스타일 변화의 폭도 크다. 하지만 홍 원장은 "무턱대고 따라하기 보다 본인의 얼굴형에 맞춰 단발 커트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안방극장을 주름 잡는 배우들의 헤어스타일을 보노라면 어떤 모양인지 금방 떠올릴 수 있다.
MBC '그녀는 예뻤다' 박서준-황정음
'그녀는 예뻤다'는 올백 헤어와 단발머리 유행의 바로미터다. 박서준과 황정음이 각각 올백과 단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박서준은 극중 패션지 모스트의 부편집장의 캐릭터에 맞춰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185cm의 훤칠한 키와 곧은 기럭지는 그야말로 옷에 날개를 단 듯하다. 무엇보다 흠집 없는 이마를 깔끔하게 드러낸 헤어스타일이 댄디하게 풍겨 나온다.
황정음은 펌의 유무로 단발에 변주를 주고 있다. 극 초반에는 단발 길이에 부스스한 펌 헤어로 캐릭터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모스트스럽게'라는 극중 대사와 달리 스타일을 모르는 황정음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머리 모양이다. 황정음은 9회부터 곱슬한 펌을 풀고 차분하게 변신해 등장한다. 황정음의 바뀐 헤어스타일은 니트볼륨펌으로 산뜻한 느낌이 강하다. 황정음의 헤어를 담당하는 정미영 알루 대표는 "이 스타일은 관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펌 이후에는 가볍게 드라이를 하고 에센스를 바르면 볼륨감 있게 연출이 가능하다. 헤어 컬러도 붉은 기를 아예 뺀 잿빛과 카키빛을 혼합해 많이 밝지 않은 톤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MBC '화려한 유혹' 주상욱
주상욱은 변호사의 역할에 어울리는 정장을 주로 입는다. 무서울 정도로 머리 회전이 빠르고 잘 생긴 외모에 신사다움과 계산된 유머를 갖춘 차가운 캐릭터다. 이마를 내보이고 안 보이고에 따라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달라질 수 있다. 주상욱은 2대 8의 가르마를 탄 올백헤어로 캐릭터의 외형을 갖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SBS '애인있어요' 지진희
지진희는 꽃중년의 스타일 표본이다. 지진희는 이 드라마에서 조강지처를 버린 국민불륜남이 되었지만 스타일만큼 비난할 여지가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다. 지진희 역시 앞머리를 위로 올린 헤어스타일로 불륜과 상반되는 반듯한 이미지로 내적 고민을 표현하고 있다.
SBS '마을' 문근영
문근영은 이번 드라마 컴백을 위해 5년간 길렀던 머리칼을 싹둑 잘랐다. 이 헤어스타일은 가볍게 물결치는 웨이브와 헤어 컬러가 포인트다. 헤어를 담당하는 임진옥 스타일플로어 원장에 따르면 문근영은 숱이 많고 곱슬머리여서 일반 단발커트를 했을 경우 옆으로 퍼진다. 때문에 레이어드를 넣은 커트와 고데기로 자연스럽게 말아준 웨이브로 변화를 줬다. 임 원장은 "당초 매니시한 모습으로 단발 스타일을 하려다 살짝 웨이브를 넣었다. 미스터리한 드라마 분위기에 맞춰 안쪽 머리칼에 애시브라운과 바이올렛 컬러를 섞은 염색으로 분위기를 줬다"고 설명했다.
SBS '용팔이' 김태희
김태희는 종영드라마 '용팔이'에서 단발의 정석을 보여줬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칼단발은 시크한 느낌을 줬다. 김태희가 단발을 하기는 '용팔이'가 처음이다. 김태희는 단발 가발을 쓰려다 극의 현실감을 위해 오랫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을 직접 자르는 열의를 보였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