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가 대외 채권단에 약속한 대로 세수를 늘려 빚을 갚기 위해 전국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를 최고 4배까지 올리기로 했다.
그리스에는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관광부문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다.
그리스 문화부는 수년간 늦췄던 주요 관광지 요금 인상을 "유럽의 다른 관광지 수준에 맞춰" 내년 4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인상률은 최대 400%에 이른다고 가디언 등 영국 일간지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테네의 명소 아크로폴리스(사진) 입장료는 12파운드(약 2만1,000원)에서 20파운드(약 3만5,000원)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크레타의 크노소스 유적은 6파운드에서 15파운드로 각각 인상된다. 무료였던 2만여개 섬들의 발굴 유적도 유료로 바뀐다.
문화부 담당자는 "(현재의 관광료가) 턱없이 낮아 다른 유럽 도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리스의 실직자 120만명에게는 무료로, 비수기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50% 할인 요금을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리스 여행사 연합회는 "급격한 요금 인상이 관광객에 부담을 지울 것인 만큼 요금 인상을 3년간 점진적으로 적용해 충격을 줄여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에게 보냈다.
지난 8월 3차 구제금융을 받으며 채권단의 요구 조건에 따라 세수 확대의 긴축재정을 실행해야 하는 그리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세입이 최대 75억 파운드(약 13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올해 초에 호텔과 식당 등의 탈세를 적발하기 위해 관광객을 '비밀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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