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없는 라면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3년간 국물 없는 라면인 짜장라면과 비빔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6%가까이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정통 라면은 신라면·삼양라면·진라면 등 국물 있는 라면이다. 국물 없는 라면은 특별식 정도로 생각됐다. 최근 국물 없는 라면의 꾸준한 성장은 라면에 대한 고정 관념까지 바꿀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물 없는 라면의 선전은 트렌드와 시기적인 요소 등이 맞물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국물없는 라면 시장의 확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짜왕+마케팅 효과
14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라면 매출은 1조2,75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가량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국물 있는 라면은 73.68%, 국물없는 라면은 26.32%를 차지했다.
국물 있는 라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83% 줄어든 반면, 국물 없는 라면은 전년 동기 대비 9.19% 늘며 신장세를 이어갔다.
국물 없는 라면은 전체 매출 점유율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13년 20.93%에서 2014년 23.51%, 올해는 26.32%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짜장라면(31.33%)과 비빔면(11.55%)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올해의 경우 농심 '짜왕'이 출시되면서 각 업체 별로 새로운 프리미엄급 짜장라면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진짜장', 팔도는 '팔도짜장면'을 출시했다.
당연히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면서 소비를 주도했다. 게다가 짜장라면 시장을 가격이 비교적 비싼 프리미엄급들이 점령하면서 매출 성장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농심 관계자는 "짜장라면 시장이 아직 국물 라면 시장과 경쟁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국물 없는 라면이 성장세인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비빔라면도 시장 점유율 1위인 팔도비빔면이 올해 5월 제품 리뉴얼을 하고 신제품을 출시한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스턴트 세대 성장
국물 없는 라면 성장의 핵심은 '입맛 다른 소비층의 성장'이다. 최근 맞벌이가 대세가 되면서 가정에서도 과거처럼 국이 기본인 전통적인 상차림이 어려워 졌다. 또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은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당연히 국물 없는 식사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특히 어린 세대의 경우 뜨거운 국물의 라면보다 국물 없는 라면을 비교적 선호한다. 또 기성세대에 비해 자극적인 맛에 더욱더 길들여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전통적인 국물 라면에 길들여진 세대가 점점 노령화 되고 있는 추세도 국물라면 매출 하락의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과거 라면을 좋아했던 사람도 60대 이후에는 라면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있다. 라면 소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층은 50대 이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쿡방·트렌드 SNS 효과
최근의 소비 트렌드도 국물 없는 라면의 선전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상파나 케이블 TV 뿐 아니라 인터넷 방송에서도 쿡방(요리방송)과 먹방(시식방송)이 많아지면서 국물 없는 라면의 소비를 촉진시켰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먹방·쿡방의 영향으로 라면을 요리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업체들이 짜장라면의 액상소스나 풍미유, 액상스프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SNS세대의 경우 신제품에 대한호기심이 많아 호평이 있을 경우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하는 '따라하기'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경향이 올해 쏟아져 나온 국물 없는 라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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