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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진주조개잡이' “귀에 감기는 멜로디! 앙상블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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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진주조개잡이' “귀에 감기는 멜로디! 앙상블 아쉽네”

입력
2015.10.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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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비추는 해안가. 한때 한 여자에게 똑같이 반한 친구 주르가(테너 헤수스 레온), 나디르(바리톤 공병우)가 오랜만에 만나 옛 시절을 추억하며 한 자락 뽑는다. “내 마음은 그 격정을 몰아냈다네~” 두 사람의 이중창 ‘마침내 다시 너를 만나게 되다니’가 끝나자 객석 2,3층에서 지켜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13일 국립오페라단이 리허설 전막을 공개한 ‘진주조개잡이’(연출 장 루이 그린다)는 재미있는 줄거리,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으로 초연 리스크를 떨치기 충분했다.

‘진주조개잡이’는 15~18일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초연하는 조르주 비제(1838~1875)의 첫 오페라로 선사시대 실론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초청된 경기 안산시 이호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350명은 무대 커튼이 올라가기만 해도 물개박수를 치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다만 초연과 리허설 공연이라 그런지 1부에서 선보인 노래는 불안정했고, 초반 앙상블 부분에서도 가수들의 목소리 크기가 서로 달랐다. 한때 두 남자의 ‘썸녀’였던 레일라(나탈리 만프리노)의, 소프라노답지 않은 탁하고 우렁찬 목소리에 학생들은 잠시 박수를 잊었다. 헤수스 레온 역시 ‘아직도 들리는 듯해’를 부르는 대목에서 힘겹게 고음을 처리하는 등 불안하게 극을 끌었다.

위태로운 배우들의 노래는 2막에서 안정을 보였고, 3막에서 절정에 달했다. 나디르가 레일라를 찾아가 부르는 노래 ‘잠들어 있는 꽃, 내 사랑하는 여인이여’와 이후 두 사람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에서 학생들의 박수는 이어졌다. 공연의 백미는 바리톤 공병우의 노래였다. 초반부터 안정되게 노래한 그는 3막 레일라와의 이중창 ‘떨려, 망설여져’에서 맑고 깨끗한 고음으로 극을 절정에 올려놓았다.

석양 지는 바닷가를 바위로 형상화한 무대와 무희들의 춤은 극 초반 인상적이었지만, 특별한 전환 없이 바윗돌 2개만 빙빙 돌리며 2막 나디르의 방, 3막 사형장을 형상화한 회전무대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1588-2514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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