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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만 좋다고 일 잘하나요? 중요한건 인성과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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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만 좋다고 일 잘하나요? 중요한건 인성과 열정"

입력
2015.10.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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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학교 등 안 보는 '5無 채용'

채용설명회 직접 나서 인재상 소개도

4, 5명 팀 이뤄 '요리면접' 이색

매년 거르지 않고 50명씩 뽑아

"직원들 행복이 회사의 책무… 요즘은 스마트 오피스 궁리 중"

“샘표의 채용방식은 좀 특별해요. 팀워크와 리더십, 창의력 등을 종합 평가하기 위해 요리 면접을 하지요.”

내년이면 창립 70주년을 맞는식품 명가인 샘표식품의 채용설명회가 열린 지난 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 박진선(65ㆍ사진) 사장이 직접 나와 청년 구직자 700여명을 대상으로 샘표의 인재상을 소개했다.

샘표는 성별, 종교, 학교, 학점, 어학 점수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5무(無) 열린 채용’을 실시한다. 정형화된 스펙보다 직무에 대한 이해와 인성이 채용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따라서 채용방식도 박 사장과 임원진이 참여하는 다면화된 개별면접을 통해 개인의 인성을 우선 평가한다.

특이한 것은 여기에 4, 5명이 한 팀을 이뤄 치르는 요리면접이다. 이를 통해 팀워크와 리더십, 창의력 등을 종합 평가한다. 박 사장은 “고교시절 자신의 적성에 맞춰 대학 학과를 지원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타인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뽑기 위해 요리 면접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샘표는 창업 때문에 인성을 채용의 최우선 덕목으로 꼽았다. 창업주 고 박규회 회장부터 2대 박승복(93) 명예회장, 그리고 3대 박 사장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일화가 있다. 유리병이 귀하던1970년대에 맥주 용기를 세척해 간장병으로 재활용했다. 일용직 여성들이 이 일을 주로 했는데 유리병 자동 세척기를 들여오면서 이들이 졸지에 일을 그만두게 됐다. 박 명예회장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기계 설치 전날 이들을 모두 정규직 으로 발령 냈다.

박 사장도 비정규직 문제를 심각하게 본다. 그는 “2년마다 계약을 다시 하는 비정규직 제도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모순 덩어리”라며 “대기업들이 중소 하청기업들을 쥐어짜니 이들이 정규직원을 고용하기도 어렵고 그 바람에 구조적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특히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 사장은 “기업이 성장하려면 미래 성장에 기여할 젊은이들을 더 많이 뽑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연 매출 2,500억원 규모인 샘표식품은 매년 50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 사장은 요즘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고민 중이다. 그는 “직원들이 일하기 편한 환경과 건강을 고려해 공장 인테리어뿐 아니라 스마트오피스 설계를 궁리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샘표식품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건강에 유익한 좋은 음식 재료를 많이 발굴하고 한국 음식 문화를 세계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요리연구소인 스페인의 알리시아와 한식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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