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2개 시·군서 상수도료 올려
하수도는 인상폭 더 커 시민들 울상
안성, 4년간 300% 넘게 올릴 계획
경기 안성시에 사는 주부 A씨는 지난 4월 사용량에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도 두 배 넘게 오른 하수도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공공요금이라 인상폭이 많아야 1,000~2,000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A씨 가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4,400원 정도이던 하수도료를 현재는 1만2,000원 넘게 부담하고 있다. 물가인상과 시설 보수, 처리비용 현실화 등을 감안해 하수도료를 올린 것이라 안성시는 설명하고 있으나 살림살이가 팍팍한 A씨는 갑작스런 요금‘폭탄’에 울상이다.
경기 지방자치단체들이 상하수도 요금을 줄줄이 올려 서민 가계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인상폭이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곳도 있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12개 시ㆍ군이 상수도 요금을 올렸다. 상수도료를 인상한 곳은 고양시와 용인시, 화성시, 안산시, 남양주시, 의정부시, 파주시, 여주시, 양평군, 동두천시, 과천시, 가평군 등이다.
화성시는 8월 부과 분부터 상수도료를 14.5% 인상했다. 가정용 상수도료(월평균 18㎥ 기준)는 1만790원에서 1,566원이 인상된 1만2,356원이 됐다. 화성시는 “지난 9년간 상수도 요금이 동결돼 만성 적자에 시달렸고 노후관 교체 등 시설투자로 비용이 증가해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안산시도 상수도료를 평균 9.5% 올렸다. 가정용의 경우 20톤 사용시 현재 1만3,850원에서 1만4,450원이 됐다. 가평군의 상수도료도 평균 13% 인상됐다. 수돗물 가격(월 15톤 기준)이 1만1,050원에서 1만1,730원으로 680원 오른 것이다.
하수도 요금의 인상폭은 더 크다. 안성시와 성남시, 수원시 등이 요금을 40% 이상 올렸고 하남시와 김포시, 구리시 등은 인상을 검토 중이다.
성남시는 지난 12일 사용 분부터 하수도료를 기존보다 평균 45% 높게 부과하고 있다. 월 18톤의 하수를 배출하는 가정은 ▦수정ㆍ중원지역(합류식)에선 월평균 2,646원에서 1,754원이 인상된 4,400원을 ▦분당지역(분류식)에선 2,086원 인상된 5,236원을 부담한다.
수원시 역시 전달부터 하수도료를 40%나 올려 받고 있으며 광명시도 하수도료를 10% 인상했다.
특히 안성시는 가정용(월 20톤 기준) 하수도료를 올 3월 분부터 1톤당 220원에서 610원으로 390원(177%)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매년 20%씩 추가 인상, 2018년에는 1톤당 1,054원을 받기로 해 뭇매를 맞고 있다. 4년간 무려 379%나 올리려는 안성시의 계획에 한 시의원은 공익소송단을 꾸려 대응 중이다.
김지수(무소속) 안성시의원은 “하수도 시설을 민간투자사업(BTO·BTL)으로 추진하면서 민간사업자에게는 막대한 이득을 주려고 하고, 그 부담을 주민에게 떠넘기려는 안성시의 처사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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