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위협, 자해 소동 등 다반사
경찰 출동 테이저건으로 진압도
민원부서 공무원 신변 불안 호소
최근 충남 천안시 공무원들이 민원인의 폭력과 난동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천안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천안시 동남구청에서 40대 민원인 A씨가 민원부서 담당자와 상담 도중 흉기로 상담직원을 위협하고 자해소동을 벌였다.
A씨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지에도 난동을 멈추지 않아 테이저건(전기충격기)으로 제압당한 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신체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구청에 오기 전 이날 오전 동남구 일봉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직원에게 상담을 요청한 뒤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해주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하던 중 미리 준비한 과도로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곳에서도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파출소로 연행됐으나 난동을 멈춘 이후 귀가시켰다.
앞서 민원인 B씨는 지난 7월 16일 오후 2시쯤 서북구청에 부탄가스통을 들고 가 민원 부서 담당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며 소란을 피우다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B씨는 당시 민원 부서 담당자에게 자신이 피해를 입은 돈을 물어내라며 10여분 간 폭언을 퍼붓고 부탄가스 15개와 술 3병을 꺼내 놓으며 위협했다.
B씨는 자신이 투자한 28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천안시로부터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과징금부과처분을 받은 뒤 행정심판을 제기 했으나 패소해 채권회수가 어렵게 되자 불만을 품고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5일 천안시청 6급 민원담당공무원은 C씨가 뿌린 뜨거운 물에 목에 2주간 치료를 요하는 화상을 입었다.
여동생과 함께 시청을 찾은 C씨는 천안시에 “봉서산공원에 있는 땅을 매입해달라”며 욕설과 함께 소란을 피웠다.
당시 현장에 있던 천안시청 직원은 “2명의 자매가 사무실 문을 발로 차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려 진정시키려 했다”며 “1시간이 넘게 행패를 부려 흥분을 가라 앉히기 위해 건네준 뜨거운 물을 여직원에게 뿌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화상을 입은 공무원은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이들을 고소했다.
이 밖에도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이 수시로 상담 도중 민원인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해 민원담당 공무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천안시 동남구의 경우 노숙인과 행려자 등이 많아 이들로부터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는 직원이 많다”며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고충을 겪는 직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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