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청서 사립외고 설립 반대
전남 여수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사립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막고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지켜달라며 시위에 나섰다.
14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여도초등학교 5학년 2반 이모(11)군 등 14명은 여수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립외고 설립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집회신고를 했다. 학생들은 15일부터 30일까지 여수시청 민원실 입구와 학교 정문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초등생까지 길거리에 나선 것은 여수시가 사립외고 설립을 일방 추진하면서 여도초등학교를 공립으로 전환하고 여도중학교를 폐교한다는 방침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학생들은 최근 학교 교직원을 비롯한 어른들이 여도중 폐교 방침 등에 반발하는 상황을 보고들은 뒤에 학급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학급회의를 통해 여수시청 앞 피켓시위, 서울 등 수도권 언론에 적극 알리기. 서명운동, 시청 주변 현수막 설치, 아파트 전단지 배포, 동영상 제작 SNS 유포, 시청 홈페이지 반대 글 올리기 등 7개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여수시는 주철현 시장의 공약사업인 사립외고 설립을 위해 여수산단 20여개 기업들의 기금으로 운영하는 여도학원 2개 학교 중 여도초를 공립으로 전환하고 여도중을 폐교한 뒤 그 자리에 사립외고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학교 측과 논의 없이 일방 추진하면서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날 여도초·중 교직원 100여명은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력 없는 외고 설립을 위해 35년 명문학교를 하루아침에 문 닫는 것은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외고 설립은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교육적 환경 고려 없이 추진한 정치적 산물이다”고 비판했다.
교직원과 초등학생에 이어 학부모회도 오는 21일 비상총회를 열어 여수시와 전남도교육청, 여수교육지원청을 잇달아 항의 방문할 예정이며, 8,000명의 동문도 여수시의 반교육적 행태를 비판하는 성명을 계획하는 등 사립외고 설립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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