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경산수화 대작 등 보은에 기증
정상혁 군수 "미술관 건립 추진"
원로 한국화가 창운(蒼暈) 이열모(82)화백이 자신의 모든 작품과 미술 서적 등을 고향인 충북 보은에 기증했다.
14일 보은군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정상혁 보은군수가 LA에서 이 화백을 만나 미술작품 268점, 미술관련 서적 446권, 그림 도구 등을 기증받았다.
보은군 회인면 출신인 이 화백은 한국화의 거목 장우성(1912~2005) 화백의 수제자로, 실경 산수화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화법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경희대ㆍ성균관대 교수와 경기도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장을 지냈다. 2007년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했으며, 최근 건강이 나빠져 LA의 한 병원에 입원ㆍ치료중이다.
그는 장우성 화백의 아들인 장학구 월전미술관장을 통해 고향에 작품을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보은군에 전했다.
이에 정 군수가 이 화백이 입원한 병원을 직접 찾아 작품과 도서를 기증받았다. 이 화백은 “오래 전부터 고향에 작품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보은이 문화예술이 숨쉬는 고장으로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장학구 관장과 이 화백의 아들 현씨가 배석했다.
이 화백의 작품 기증 소식은 미국 한인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정 군수는 미 한인방송 TVK의 토크쇼에 출연해 기증의 배경과 과정, 이 화백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했다.
보은군은 이 화백의 기증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건립키로 했다.
미술관을 건립할 때까지 작품은 월전미술관에 위탁 보관하고 책자와 미술 도구는 군에서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정상혁 군수는 “귀중한 작품을 고향에 기증해 준 이 화백에게 군민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며 “미술관 건립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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