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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에 한국 태아 체중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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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에 한국 태아 체중 감소

입력
2015.10.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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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대규모 통계로 입증

미세먼지 10% 늘면 체중 0.13%↓

당국 미세먼지 경고, 체중감소 방지

중국발 황사의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된 임신부일수록 태아를 품고 있는 기간(임신 주수)이 짧아지고, 그 결과 체중이 더 적은 신생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5월 광화문에서 펼쳐진 방동멱 웨딩촬영 퍼포먼스. 이 퍼포먼스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발 황사의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된 임신부일수록 태아를 품고 있는 기간(임신 주수)이 짧아지고, 그 결과 체중이 더 적은 신생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5월 광화문에서 펼쳐진 방동멱 웨딩촬영 퍼포먼스. 이 퍼포먼스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발 황사의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된 임신부일수록 태아를 품고 있는 기간(임신 주수)이 짧아지고, 그 결과 체중이 더 적은 신생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의학적 표본 조사를 통해 황사 미세먼지가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드러난 적은 있지만, 전수조사나 다름 없는 대규모 통계 분석에서 입증된 것은 처음이다.

13일 미국 최대 경제연구 단체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립대 소속 백덕례씨 등 경제학자 3명은 최근 NBER을 통해 ‘중국 황사와 한국 영유아 건강’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국 통계청에서 제공받은 2003~2011년 한국 출생아 155만명의 출생증명서 정보, 같은 기간 한국 내 130개 지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농도 자료 등을 분석, 미세먼지의 농도와 신생아의 체중 사이의 연관 관계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임신 중 황사에 노출되는 것은 신생아의 체중과 재태기간(임신 주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2.5㎏ 미만의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으로 임신부가 미세먼지에 1㎛/㎥ 더 노출될수록, 신생아의 체중이 0.8g 더 감소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신생아 체중은 0.1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를 비교해, 당국이 황사 상황을 안내하고 경고하면 신생아 체중 및 임신 주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임신기간 중 (미세먼지에 대한) 안내ㆍ경고가 신생아 체중을 4.4~13.6g 늘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의 미세먼지 경고에 따라 임신부가 바깥 활동을 삼가고,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빈도가 낮아지면서 태아 건강이 위협받을 가능성 역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황사가 태아의 성장과 신생아의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하은희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로 바로 들어가 혈류로 유입된다”며 “이렇게 몸 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 때문에 임신부의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염증반응 물질이 태아의 성장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연구진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산모와 영유아 723명을 대상으로 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태아부터 출생 후 24개월까지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영유아의 체중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평균 5% 가벼웠다. 출생 체중이 무거운 아이들은 가벼운 아이에 비해 어른이 되어 키가 더 크고, 지능지수(IQ)가 더 높으며, 교육 성취도 또한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이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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