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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동원(24ㆍ아우크스부르크)과 정성룡(30ㆍ수원 삼성)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통큰 부임 1주년 선물을 선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지동원의 골과 정성룡의 선방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슈틸리케호는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10일 열린 파라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슈틸리케호는 1년간 22차례 공식 경기를 치러 16승3무3패의 호성적을 냈다. 승률은 무려 72.7%다.
슈틸리케 감독은 늘 그랬든 자메이카전서도 '실험'을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서 한동안 부진했던 지동원을 왼쪽 날개로 내세우고 골키퍼에는 묵혀왔던 정성룡 카드를 꺼내 들었다. 'K리거' 황의조(23ㆍ성남FC)를 원톱으로 배치시킨 것도 의외였다. 이들을 중심이 된 4-2-3-1 전술은 완벽히 통했다. 초반 자메이카 공격진은 한국의 골문을 부지런히 두드렸다. 그러나 슛은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정성룡의 손에 번번이 막혔다. 정성룡은 전반 9분 자메이카 공격수의 슈팅을 막아낸 데 이어 19분에는 몸을 날리며 슈퍼세이브를 기록했다. 수비진에게 안정적인 땅볼 패스를 건넸으며 수비 후 경기 템포를 한 박자 늦추는 여유도 부렸다.
공격에서는 지동원이 빛났다. 자메이카 문전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던 지동원은 전반 34분 마침내 헤딩골을 작렬시켰다. 지동원은 코너킥 상황에서 정우영이 크로스한 공을 가장 높이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번개 같은 속도의 헤딩슛에 상대 골키퍼도 속수무책이었다. 지동원은 후반 12분 상대 숀 커밍스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완장을 찬 기성용은 키커로 나서 통쾌한 페널티킥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황의조는 후반 18분 지동원이 날린 슛이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오자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쐐기포였다. 자메이카는 경기 막판 역습을 시도하며 득점 기회를 엿봤지만 한국의 수비는 견고했고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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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프타임에는 국가대표 출신 설기현의 은퇴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정장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선 설기현은 가족과 함께 자신의 선수 생활 하이라이트를 지켜봤다. 설기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감동을 이 경기장에서 함께 했다. 선수로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수 있었던 것과 마지막을 K리그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어머니께 감사하고 든든하게 버텨준 아내, 아이들도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지동원-설기현(아래, KFA 제공).
서울월드컵경기장=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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