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인 등 2명 잇따라 승소
라이베리아 국적의 A(25)씨는 2월 18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하지 못한 채 송환대기실로 옮겨졌다.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A씨는 “기독교 개종자에 대한 박해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난민 자격 심사를 신청했으나,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강제 송환을 면할 의도”로 판단, 심사 불회부 결정을 내렸다. 앞서 2월 15일 인천공항에 도착, 난민 신청을 한 세네갈 국적의 B(26)씨도 “무슬림 간 분파 분쟁으로 인한 폭행사건으로 협박을 받고 있다”며 신청한 난민 자격 심사에 대해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심사 기회를 이를 외면했다.
결국 A씨와 B씨는 “난민 인정 심사를 받게 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인천지법 행정1부(부장 강석규)는 A씨와 B씨가 각각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난민 인정 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거짓 서류를 제출하는 등 사실을 은폐해 난민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거나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으려는 등 난민 인정 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난민법에선 거짓 서류를 제출하는 등 사실을 은폐하거나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인정을 받으려는 경우 심사에 회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난민 신청자의 심사 회부율은 4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올 1~5월 인천 김해 제주공항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55명이며 이중 61.8%(34)에게 심사 불회부 결정이 내려졌다. 인천공항의 경우 51명 중 20명만이 심사를 받았다.
2010년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 난민 인정율은 3.6%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난민신청자 수는 9,155명에 이르렀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를 제외하고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경우는 331명에 불과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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