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히트 드라마 '용팔이'의 스테파니 리는 단호히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했다. 스테파니 리는 이 드라마의 초반부터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시청률 흥행은 물론 인지도까지 동반 상승시키며 두 작품 만에 배우로 인정을 받았다. 특급 대우를 받는 톱모델에서 신인배우로 불릴 때 어쩌면 자존심도 상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스테파니 리는 "'용팔이'는 향후 어떤 배우로 클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터닝포인트"라고 콕 짚었다. '용팔이'의 종영 후 찾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처럼 인파에 둘러 쌓였던 때를 추억하며 웃음짓는 스테파니 리에게 근황부터 물었다.
-어찌 지냈나.
"'용팔이' 최종회 출연 요청을 받아 촬영도 했다. 광고 촬영, 패션위크 출연 등 일정을 조율하느라 바삐 지내고 있다."
-밖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나.
"모델로만 활동할 때는 패션에 관심 많은 학생들이 알아봤다. 연령층도 낮고 여자 팬들이 많았다. '용팔이'를 하고 나니 길가다 사진 찍자는 요청도 많이 받는다. 아주머니들과 남성분들이 알아봐준다. 얼마 전에 영화제 일로 부산에 갔는데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와~ 연예인 놀이'를 하고 왔다(웃음)."
-'용팔이'를 통해 그야말로 떴다.
"모델 일을 꽤 오래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 연예계가 새로운 세상이 아니다. 뜻밖의 관심에 신데렐라가 됐다기 보다 스스로 터닝포인트가 된 계기가 됐다. 사실 실감이 안난다."
-드라마 출연 전 인기를 예감했나, 이례적으로 재등장했다.
"전혀 기대를 안했다. 초반에 함께 일해서 종방연에는 가야지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촬영이 있다고 해 너무 놀랐다. '엥? 어떻게 나오지'라며 대본을 받기 전에 많은 상상을 했다. 실은 신시아를 잊고 스테파니로 돌아가려고 했던 상황에 연락을 받아 멘붕이 왔다."
-캐스팅이 됐을 때는 어떤 생각이었나.
"다른 배우가 캐스팅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종적으로 나에게 연락이 와서 놀랐다. 신인인데 내가 해도 될까, 혹시 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부담은 되도록 가지지 않으려 했다. 어차피 못하는 연기, 부담까지 생기면 더 못할까봐 하는 마음이었다. 연기는 평가를 못 내리지만 긴장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만큼은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신시아 역할에는 어떻게 몰입했나.
"선배 배우들처럼 노련한 연기는 못한다. 신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봤다. 일상생활 전부를, 예를 들어 운전도 신시아처럼 했다. 친구들이 '스테파니야'라고 부르면 '아니야 신시아라고 불러'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모델 경력이 연기에 도움을 줬기 때문인가.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고, 많은 사람 앞에 서 봤기 때문에 수월하게 연기한 것은 맞다. 만약 모델을 하지 않고 바로 연기를 했다면 이만큼 못했을 것 같다."
-'용팔이'로 얻은 게 있다면.
"지난해 연말부터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됐다. 연기는 당연하고 인간으로서 배운 점이 많다. 모델은 내가 돋보여야 하는 개인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분야다. 반면 배우는 같이 하는 작업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혼자 하는데 익숙하다 팀에 소속돼 일하는게 처음엔 어려웠다."
-잃은 것도 있나.
"프라이버시다. 모델을 할 때는 귀 기울이지 않았는데 연기에 발을 담그니 사생활이 줄었다. 누구랑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대중의 눈이 신경 쓰인다."
-모델 출신 여배우로 나름 선두다.
"모델 출신의 여배우가 많이 없기는 하다. 또래로는 정유진과 이성경 등이 있다. 외모의 차이인 것 같다. 대중은 개성적인 얼굴의 모델보다 여배우의 예쁜 외모를 더 좋아하지 않나.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생각한다. 그래서 모델 출신 여배우들이 뭉쳐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모델 때와 배우로 수입과 지출에도 차이가 있나.
"원래 지출이 많은 편이 아니다. 모델로 활동할 때 더 많이 벌기는 하는데 옷이나 명품 등을 사기 보다 가족들에게 쓰는 편이다."
-다음 계획은.
"16일부터 헤라서울패션위크에 출연한다. 16개의 쇼에 선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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