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이웃 베트남에 수출 밀릴라"
대만 "2차 가입 목표 전력 다할 것"
개방 압력 완화 전략짜기 부심
후발국가들 공조 가능성 주목도
최근 타결된 세계 최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청(TPP)에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콜롬비아, 태국 등도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정부가 후발주자로 TPP에 참여할 경우 이 국가들과 공조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본보 10월8일자 6면 보도)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현지 무역관을 통해 파악한 결과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콜롬비아, 태국이 TPP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우리가 TPP 회원국들과 교역시 일본에 뒤쳐질 것을 걱정하는 것처럼 이들도 베트남, 페루, 칠레 등 인접 TPP 회원국들과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12개 TPP 회원국과 교역 규모가 총 무역액의 35%(1,030억 달러)인 대만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대만은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중국이 얼마나 협조할 지 몰라 TPP를 메가 FTA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마오즈궈(毛治國) 행정원장(국무총리)이 최근 “미국 등 TPP에 참여하는 12개국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 통합체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쑨리췬(孫立群) 행정원 대변인도 “2014년부터 행정원장을 주축으로 9차례 관련 회의를 했다”며 “TPP 2차 참여국 가입을 목표로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덩전(長鄧振) 경제부장은 지난 7일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열린 내년 예산심의 회의에서 “2, 3년 내 TPP 가입 가능성이 60,70%”라며 “TPP의 (시장개방) 요구기준이 높아 농축산업 등 비교적 약한 산업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현지 언론을 통해 2,3년 내 TPP 가입의사를 나타냈다. 인도네시아는 주요 수출국가 확보가 주 목적인 TPP 보다 아시아 지역의 생산기지화에 중점을 둔 RCEP에 더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최근까지 “TPP 협정에서 받는 혜택이 불확실해 단기간 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웃 나라인 베트남보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라맛 고벨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베트남 대비 향후 산업경쟁력 악화가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필리핀도 그레고리 도밍고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 “기존 TPP 가입국 외에 추가 가입이 허용되면 즉시 신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콜롬비아도 세실리아 알바레스 코레아 상공부 장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이어 TTP에도 가입하지 못해 아태 지역 국가간 협력에서 뒤처지게 됐다”며 조속한 TPP 가입 추진을 시사했다. 태국도 정부 대변인이 “TPP 협상 참가가 태국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분석하여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는 총리의 지침이 있었다”고 전하며 TPP 참여에 적극 관심을 나타냈다.
TPP 참여를 원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이들과 공조하는 전략이 힘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8일 개최한 TPP 전략포럼에서 다른 희망국과 공조 아이디어를 제시한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국이 12개 회원국의 시장개방 압력에 홀로 맞서는 것보다 이 국가들과 공동 대응한다면 민감 품목 등을 포함한 급격한 시장개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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