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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배당, 청년세대에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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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배당, 청년세대에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입력
2015.10.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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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원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청년 세대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청년배당 같은 정책이 인턴이나 계약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더 나은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
백희원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청년 세대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청년배당 같은 정책이 인턴이나 계약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더 나은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

“청년 복지 정책이 포퓰리즘일까요. 기존 정치인들은 청년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만 할 뿐 청년 세대에 실제로 자원을 지급하는 획기적인 정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반면 청년배당은 청년 세대를 곧장 이해관계자로 불러내고 있습니다.”

백희원(28)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지난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금액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성남시의 ‘청년 배당’ 정책을 지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성남시는 최근 19~24세 청년에게 소득이나 취업 여부 관계 없이 분기당 성남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25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배당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일정 기간 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청년들에게 월 50만원씩 수당을 지급한다는 ‘청년 보장’ 정책을 내놓았다.

백 위원은 “지금 청년 세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듯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노동에 기대지 않고 기본소득을 보장하면 노동 환경의 변화에 개인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는 기본소득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구성된 개인과 단체의 네트워크다. 성공회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 석사 과정인 백씨는 “기본 소득 실현을 공론화하려는 이들이 모인 작은 조직”이라며 “청년 문제를 얘기할 때 청소년을 배제하지 말자는 뜻으로 작은따옴표를 붙였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재산, 소득, 노동 여부, 노동 의사와 상관 없이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을 가리킨다. 산업화가 고도화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기술의 발달로 노동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자리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급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미국, 나미비아, 캐나다, 인도 등에서 실험적으로 시행 중이지만 좌우 이념과 무관하게 논란이 끊이지 않아 전면 실행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백 위원은 재산과 소득에 관계 없이 균일한 소득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가 지원 대상을 일일이 찾아내야 한다면 선별복지를 위한 조직이 필요하고 인력ㆍ비용이 늘어나 비효율적”이라며 “한 달에 50만원 받던 기초생활수급자가 50만원의 월 소득이 생겼다고 지원을 못 받는다면 결국 50만원짜리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심사ㆍ수급 과정에서 생기는 빈곤의 낙인과 수치심 유발을 없앤다는 것, 급여 수급을 위한 노동 회피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 기본소득의 긍정적인 효과로 거론된다. 백 위원은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일자리를 찾는 대신 음주나 유흥에 소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시간과 능력을 개발할 여유를 줌으로써 개인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이라는 표현은 사회적 부의 일부분을 공유 자원으로 삼자는 생각을 담았다. 사회가 공유하는 자원에서 만들어낸 부이기 때문에 그 중 일부는 일을 하든 안 하든 구성원 모두가 나눠서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특정 지역에서 전체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실험을 했더니 사회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지역 내 시장경제도 활성화됐다는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인턴이나 비정규직을 확대하기보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사회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맞는 일을 찾거나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성남시와 서울시의 정책에 청년 세대가 모두 찬성하는 건 아니다. 심지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이들도 불만이 있다. 백 위원은 “청년 소득 보장은 공익활동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고 일정 기간 노동이라는 조건이나 소득에 제한을 둠으로써 청년 세대에 안정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해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가 기본소득 제도를 받아들일지 역시 불투명하다. ‘헬리콥터로 돈 뿌리는 예산 낭비’ ‘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백 위원은 “조직이 크지 않아 기본소득을 공론화하는 작업을 세미나ㆍ토론회ㆍ영화 상영ㆍ해외 기사 번역 등 오프라인 위주로 하고 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기본소득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한국 사회가 다양한 틀로 쪼개져 싸우고 있고 문제도 그만큼 많은데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기본소득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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