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구축·국제 사회 지지 필요 공감
北 비핵화·인권 개선 등 공조키로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국빈 방한 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이 25년 전 이룬 통일 경험을 남북 평화통일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한반도 통일을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과 가우크 대통령은 남북한이 신뢰를 쌓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통일 외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독일 통일 과정을 돌아보면 교류ㆍ협력을 통한 단계적 신뢰 구축 과정 있었고, 국제사회의 협조와 지지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도 주변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분단의 고통을 겪은 독일이 한국 정부의 이런 노력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옛 동독 태생의 개신교 목사 출신으로, 동독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앞장서며 동독 정권의 붕괴를 주도하면서 독일 통일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그는 “저는 뜻밖의 변화(독일 붕괴와 통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인으로서 여러분에게 왔다”고 소개하고 독일 통일을 이룬 핵심 정책으로 동서독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접근을 통한 변화’를 꼽았다. 그는 “그것은 (동서독의) 지속적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동독을) 개방시키기 위한 정책이었다”며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에도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공감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함께 힘써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서도 계속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독일 폭스바겐사의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양국 경제협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가우크 대통령은 “한국은 독일과 독일 제품에 대해 굉장히 높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 분들이 보시기에 독일의 이미지가 특별히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감사 드린다”고 답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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