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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당 7000만원, 부동산시장 왜곡하는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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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당 7000만원, 부동산시장 왜곡하는 거품

입력
2015.10.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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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에 나선 ‘엘시티 더샵’ 주상복합아파트가 최고와 최초의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엘시티PFV가 시행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엘시티 더샵’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730만원으로 지금까지 부산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다. 이 중 85층 꼭대기 320㎡(97평형)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67억6,000만원으로, 국내에서 정식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가운데 사상 최고가다. 계약금만 6억7,000만원을 넘어 웬만한 중대형 아파트 가격에 육박한다. 특히 3.3㎡당 분양가가 7,000만원을 넘었다. 3.3㎡당 분양가 역대 최고였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48㎡의 3.3㎡당 5,205만원을 크게 웃돈다. 또 국내 주거 건물로서는 가장 높은 85층으로 지어지는 것도 새 기록이다.

‘엘시티 더샵’의 주변 지역은 두산위브더제니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운집한 곳으로 조망권이 뛰어나고 교육환경도 양호한 편이다. 중국을 비롯한 일본 러시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서울 강남 뺨칠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했다. 그렇다고 해도 3.3㎡당 분양가가 7,000만원을 넘은 것은 도가 지나치다. 청약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주택규제가 완화된 틈을 타 건설업체가 과도하게 분양가를 높인 결과다.

분양가가 자율화된 마당이고 건설업체가 수급상황에 맞춰 분양가를 결정하는 것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 같은 고분양가 정책은 주변 아파트 시세나 분양가를 끌어올려 거품을 형성할 우려가 크다. 지금처럼 부동산경기가 뜰 때 가격을 대폭 올려 분양에 성공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시세가 떨어지면 해약사태로 이어질 위험성도 높다. 여전히 소비가 부진하고 경기가 침체국면인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전셋값만 폭등해 서민들은 오히려 변두리 지역으로 쫓겨가는 신세다. 이들에게 이 같은 고분양가 소식은 절망감만 안기게 된다.

건설업체들이 예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반짝할 때 한탕하고 튀자’는 생각으로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결국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차제에 해운대구처럼 부동산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특정 지역에 대해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재당첨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하고, 과다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거품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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