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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한선수… '세터 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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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한선수… '세터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15.10.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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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프로배구 대한항공 복귀

환상의 토스워크로 한국전력 완파

산체스 공격에 날개… 타 구단 긴장

명품 세터 한선수(30ㆍ대한항공)가 첫 경기부터‘고공비행’을 선보이자 나머지 6개 구단에 비상등이 켜졌다.

2년 동안 국방의 의무로 자리를 비운 한선수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홈경기에서 한국전력을 3-0 무실세트로 완파하는데 앞장섰다. 지난 8월 제대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것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녹슬지 않는 토스워크를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2014~15시즌 정규리그를 4위로 마감해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대한항공은 새로운 패권을 OK저축은행에게 넘겨주면서 이변의 희생자가 됐다. 특히 특급 용병 마이클 산체스(29ㆍ쿠바)가 주전세터 없이 강민웅(30)과 새내기 황승빈(23)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등 대한항공의 팀워크는 서서히 해체되는 듯 했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복귀가 더욱 반갑다. 까다로운 공격수로 이름난 산체스부터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3~14시즌 개막전에서 딱 한 경기를 치른 뒤 두 시즌 만에 한선수와 재회했지만 산체스는 자못 만족하는 모양새다. 그는 V리그 미디어데이를 통해 “이전 세터들보다 한선수와 호흡이 잘 맞다”며 “평소 세터의 성격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선수가 그런 스타일이고, 훨씬 더 안정적이다”라며 새로운 파트너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한선수는 산체스 외에도 김학민(32), 신영수(33) 등 풍부한 공격자원에도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도 산체스(21점) 정지석(12점) 김학민(10점) 등에게 골고루 볼을 배급하는 능력을 보였다. 또 국내 톱 플레이어로 손꼽히는 한선수가 주장 역할까지 도맡으면서 팀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수의 나홀로 고공비행을 다른 세터들이 구경만 할 리는 없다. 한선수가 자리를 비운 지난 시즌은 ‘세터들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챔프전 우승은 놓쳤지만 유광우(30ㆍ삼성화재)는 시즌 내내 안정되고 깔끔한 토스를 선보였다. 개성이 강한 공격수들에게도 입맛에 딱 맞는 토스를 올리는 능력은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베테랑 유광우의 아성을 무너뜨렸던 OK저축은행의 이민규(23) 역시 한선수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민규는 2년 차임에도 시몬-송명근-송희채 공격 삼각편대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경기운용 능력으로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로 떠올랐다.

권준형(26)은 한선수의 스승이었던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의 가르침을 통해 팀의 주전세터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한전 유니폼을 입은 권준형은 세터 출신 지도자인 신 감독의 손 끝에서 다시 태어난 경우다. 이 외에도 KB손해보험의 권영민(35) 등이 한선수이 독주를 견제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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