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인근서 17그루 감염
제주도, 방어선 구축 방제 총력
세계자연유산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한라산국립공원 턱밑까지 소나무 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이 더 이상 소나무 재선충병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 대대적인 방제활동을 통해 방어선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도는 최근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된 고사목들이 한라산국립공원 북쪽 인접 지역에서 발견됨에 따라 항공방제와 예방용 나무주사 사업 등 대대적인 방제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도는 다음주까지 진행중인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역에 대한 소나무 재선충병 예찰활동을 통해 12일 현재 고사목 40그루 중 17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한라산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관음사야영장(해발 620m)에서 약 100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도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발견됐다.
한라산국립공원이 더 이상 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남아있을 수 없는 위기상황에 놓인 것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해발 600m 이상 지역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제주지역의 경우 기후온난화 등으로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점인 해발 600m 이상 지역까지 재선충병이 발생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해발 630∼1,500m 사이 지대에 1,324㏊ 규모의 소나무숲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주도 전체 소나무숲 면적 1만 6,284ha의 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도는 2013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총 92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도 전역을 대상으로 소나무 재선충병 1ㆍ2차 방제사업을 추진한 결과 재선충병에 감염된 105만 9,000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다. 또 7,602㏊를 대상으로 나무주사와 항공방제 등의 예방적 방제사업도 실시했다.
도는 올해에도 소나무 재선충병 3차 방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다음주부터 사업비 350억원을 투입해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 내용을 보면 2차 방제 당시 제거하지 못한 고사목 잔량 3만그루와 올해 9월까지 추가 발생한 12만그루 등 15만그루를 오는 12월 초까지 제거한다. 이어 내년 8월까지 추가로 발생하는 고사목 14만본 그루 등 모두 29만 그루를 제거할 계획이다. 도는 또 이번 3차 방제사업에 한라산국립공원내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항공방제와 예방용 소나무 주사 사업도 포함시켰다.
도 관계자는 “소나무 재선충병 3차 방제사업을 통해 내년 하반기에는 재선충병 재발생률을 30% 이내로 줄일 계획”이라며 “특히 한라산국립공원이 재선충병 청정지역을 반드시 유지할 수 있도록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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