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의 주말이 테러로 얼룩졌다. 터키에서는 평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군중을 겨냥한 터키 역사상 최악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아프리카 차드에선 어린이까지 가담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모두 169명이 희생됐다.
1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의 중심지인 앙카라 기차역 광장에서 두 차례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128명이 사망하고 246여명이 다쳤다. AP통신 등 외신은 한 남성이 광장 한 곳에 가방을 내려놓고 줄을 당기자 강한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폭발 당시 이곳에서는 터키 쿠르드계 정당 인민민주당(HDP)지지자와 노동조합연맹, 시민단체 회원 수백명이 쿠르드 반군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터키 정부간 유혈충돌 중단을 촉구하는 평화 시위를 진행 중이었다. 당초 터키 정부는 이번 테러로 9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HDP 측은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28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120명의 신원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이번 사건의 유력 배후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같은 날 오후 4시를 전후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국경을 맞댄 차드에선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 폭탄 테러가 잇달아 발생해 4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쳤다. 하산 실라 바카리 차드 공보장관은 AP통신 등에 “수도 은자메나로부터 북쪽으로 175㎞ 떨어진 바가솔라 지역 곳곳에서 남성 1명, 여성 2명, 어린이 2명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테러범을 포함한 4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차드 당국은 부상자가 48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유니세프는 어린이 14명을 포함한 부상자가 53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여성 자살 폭탄 테러범은 바가솔라 지역 차드 호수 인근 어시장에서, 나머지 테러범들은 도시 외곽 난민 수용소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이 난민 수용소에는 보코하람을 피해 도망쳐 온 나이지리아와 차드 난민 3,0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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