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Where do you sit?(자리가 어디니?)

입력
2015.10.11 20:00
0 0

친구의 직장을 방문하면서 ‘너는 사무실 어디쯤 앉아 있는 거야?’라고 물을 때가 있다. 당장 ‘Where do you sit?’의 문장이 떠오르는데 이 문장이 원어민 사이에서는 비표준 여부를 놓고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전치사나 부사를 문장 끝에 둘 수 없다는 불문율도 한 몫을 한다.

한국의 대부분 사무실에서처럼 탁 트인 공간에서 각자 앉아 있는 위치가 다른 경우 ‘Where do you sit?’ ‘Where’s your desk?’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호주나 남아공 인도처럼 영국 영어권에서는 이런 문장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비표준 또는 비문법적이라는 지적을 한다. 특히 ‘Where do you sit?’의 질문은 ‘Who do you work for?’ 같은 질문만큼이나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어디에 앉느냐는 뜻보다는 어디 소속이냐는 뜻도 있어서다. 따라서 온통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는 사무실에서 친구가 어디쯤 앉아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면 ‘Where’s your cubicle?’이라고 말하고 각자 자기 방이 있다면 ‘Where’s your room?’이라고 묻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이다. 좀더 쉬운 문장으로 ‘Where can I find you?’라고 말하면 된다. 당신의 책상 위치는 2층 어디에 있는 거냐고 물을 때는 ‘Where do you sit on the second floor?’라고 말한다.

ESL 교사 중에는 이런 저런 설명이 귀찮을 때 이런 영어는 그냥 idiom이고 set phrase이므로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암기나 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대체 문장 ‘Where are you located?’ ‘Where is your desk?’ ‘Where does your desk sit?’ 등을 권한다. 왜냐하면 ‘Where do you sit?’ 어구는 위치뿐만 아니라 소속 지위 등을 의미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장은 관용구나 정해진 어구는 아니다. 다만 이따금 혼동을 주고 문법적 요소 때문에 자주 논쟁을 야기하는 문장일 뿐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How are you?’라는 인사말에 대해 ‘I’m good’처럼 응답하는 미국인이 상당히 많은데 전문가들은 ‘I’m well’로 대답해야 ‘안녕하다’는 응답이 되지 ‘I’m good’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어떤 문법학자는 well은 부사이고 good은 형용사로서 명사를 수식해야 옳기 때문에 ‘I am ~’구조에서는 be 동사와 어울리고 안녕 상태를 말해주는 것은 well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대중성 있게 사용되는 ‘I’m good’은 통용성의 힘으로 문법규칙보다 더 널리 쓰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전 규칙보다는 통용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텍사스의 선택’의 소유격 표기를 두고 ‘Texas’s choice’냐 ‘Texas’ choice’냐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것도 문법과 통용의 논쟁이다. 안전하게 ‘the choice of Texas’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둘 중에서 대중성이 있는 것은 ‘Texas’ choice’ 형태라는 것은 참고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