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동예루살렘은 물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까지 확산되면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11일 오전(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여성 한 명이 서안지구 검문소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현장에서 숨지고 경계근무를 서던 이스라엘 경찰 수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스라엘 경찰 관계자는 “의심스러운 차량을 발견해 정지를 명령하자 운전자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후 폭탄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2명이 사망한 직후 벌어졌다. 외신들은 이 공습으로 주택이 무너지면서 30대 임산부와 3세 가량의 딸이 숨졌고 나머지 가족 3명도 잔해에 깔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10일 오전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로켓포가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떨어졌고, 오후에는 가자지구 접경지역에서 돌을 던지며 시위를 하던 팔레스타인 10대 두 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맞아 사망했다. 현지 이스라엘 보안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시위대 수십 명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어서면서 총격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5명이 붙잡혀 심문 중이다.
9일엔 가자지구 접경지역에서 금요예배를 마친 뒤 진행된 반 이스라엘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0대 소년 등 최소 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동예루살렘에서의 충돌도 끊이지 않았다. 10일 이곳 구시가에선 팔레스타인 10대가 이스라엘인 두 명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스라엘 곳곳에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제3차 인티파다(민중봉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이다. AP통신은 지난 3일 팔레스타인 청년이 흉기를 휘둘러 구시가에서 이스라엘인 두 명이 사망한 후 현재까지 양측의 보복공격 등으로 25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 단체)는 “총격 등으로 다친 100여명을 포함해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시위와 폭력충돌로 이달 들어 5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각각 통화해 최근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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