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밖에까지 드러났다는 건 나무에겐 최대 위기다. 자칫 균형을 잃고 통째로 쓰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릴 수 없는 지형이거나 토양이 유실된 경우라 하겠다. 이럴 때 나무는 중심을 잡기 위해 뿌리를 방사형으로 최대한 넓게 뻗고 서로 엇갈려 감싸는 방식으로 땅에 몸을 단단히 고정시킨다. 근본(根本)을 더욱 탄탄히 하는 게 나무의 위기 대처방법이다.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언제든 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 땜질처방으로 순간을 모면하기 보다 기본과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기회로 삼는다면 똑같은 위기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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