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노동자의 힘이 너무 강해 금융개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한 최 부총리는 전날(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개혁은 사실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며 “금융회사 지배 구조의 한 축을 이루는 노(勞) 측의 힘이 너무 강해 (개혁이) 역동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냐”며 “다른 나라는 금융회사들이 근로자 일하는 시간(워킹아워)에 맞춰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지 않아도 노사 합의에 따라 근무 형태를 바꾸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또 “입사하고서 10년 후에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많으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며 금융권을 질타했다. 그는 “금융 부문에서 노조의 힘이 너무 강해 노사간 균형을 맞추려면 사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부가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 업종의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최 부총리는 밝혔다.
한편 최 부총리는 9일 리마에서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6자회담 당사국을 중심으로 은행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다른 관련국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루 장관에게 설명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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