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대동맥류는 지름이 5㎝를 넘어서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대동맥류는 우리 몸 전체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 대동맥의 혈관 내벽이 약해져 주머니처럼 늘어진 경우를 말한다. 보통 지름이 3㎝ 안팎이지만 이게 커지면서 터지면 과다 출혈로 사망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김준범(사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토랄프 선트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와 공동으로 1992~2013년 매사추세츠 제너럴병원 대동맥질환센터에서 대동맥률 진단을 받은 3,247명 가운데 약물치료를 받은 257명 환자의 1년 내 파열 확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이번 논문은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공식학술지(Circulation) 9월호에 실렸으며 '편집장이 가장 주목하는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에 따르면 지름 5㎝ 미만의 대동맥류는 1년 이내 파열 확률이 1% 미만이지만 5㎝에서는 5.5∼8%, 5.5㎝에서는 11.2%, 6cm에서는 15.6% 등으로 지름이 커질수록 파열 확률이 높아졌다. 특히 7㎝ 이상에서는 28.1%가 1년 이내에 파열했다.
이에 따라 대동맥류 지름이 5㎝ 이상이면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통상적으로 대동맥류의 지름이 5.5∼6㎝ 이상일 경우에만 늘어난 대동맥류를 잘라내고 인공혈관을 잇는 수술이 권장됐다”며 “하지만 이제는 '5㎝ 이상'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동맥류 크기에 따른 파열 확률이 증명됨에 따라 적절한 수술 시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 측면에서는 전조증상이 거의 없는 질환인 만큼 일단 대동맥류 진단을 받으면 건강검진 등을 통해 평생 추적관찰을 해야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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