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 오후 폐막작인 중국영화 ‘산이 울다’ 상영으로 스무 번째 막을 내렸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 지원금 삭감 등 성장통을 겪으며 성년을 맞이한 부산영화제는 역대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하는 등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성공적인 축제의 모습을 보였다.
75개국 304편이 상영된 이번 영화제는 여러 유명 영화인 다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테스’와 ‘캣피플’에 출연한 독일배우 나스타샤 킨스키가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부산을 찾아 올드팬들을 추억에 젖게 했고, 할리우드 스타 하비 케이틀, ‘설국열차’의 영국배우 틸다 스윈튼이 대중을 즐겁게 했다. 1980년대 국내 10대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책받침 여신’ 소피 마르소가 영화제 막바지에 부산을 찾아 폐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화제작들의 상영도 줄을 이었다.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 지아장커의 ‘산하고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대가들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올해 부산을 찾은 관객은 22만7,377명으로 지난해(26만6,473명)보다 소폭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영화제의 성장과 발맞추려는 아시안필름마켓의 분투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배우 나가사와 마사미, 사토 다케루, 김고은, 김우빈, 자오요우팅 등 한ㆍ중ㆍ일 신진 스타들을 세계 제작진에 소개하는 ‘캐스팅 보드’ 행사가 부활했고 온라인에서의 저작권물을 거래하는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마켓(E-IP)이 첫 선을 보였다. E-IP에선 국내 기린제작사의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가 중국 영상제작사 베이징알파트랜스미디어와 공동제작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은 공동제작ㆍ투자 관계자와 APM 참여 관계자 사이에 600차례 가량의 만남을 주선했다.
한편 아시아 신진 감독을 대상으로 한 뉴커런츠상은 이란 감독 하디 모하게즈의 ‘아야즈의 통곡’이 차지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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