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재정ㆍ통화정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현지 시각) 제15차 한중일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의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장관과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등이 함께 했다.
3국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세계 경제 성장과 역내 금융 안정에 대한 도전을 인식하고 경제ㆍ금융 전개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등 대응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시장참가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주요 정책결정에 있어 우리의 행동을 신중하게 조정하고 명확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변국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쟁적 고환율 정책 추진 등을 자제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합의로 보인다.
3국은 또 아시아 지역 내 금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등 역내 금융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달 노사정 대타협 등 한국의 구조개혁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중ㆍ일의 적극적 지지도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7일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양자 면담에서도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국제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 총재는 “나도 이산가족 중 한 명”이라면서 “정치적 문제가 해결되면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을 지지했던 것처럼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 최 부총리는 8일 3대 국제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담당자 알라스테어 윌슨을 만나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빠른 시일 내 실제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 4월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지만 신용 등급은 ‘Aa3’로 유지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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