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도 피해야 할’ 말년 병장 이정협(24)이 10일 2015 경북ㆍ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이집트와의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한다.
12일 전역하는 이정협은 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는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한국은 알제리에 2-3으로 패해 대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벤치멤버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본 이정협은 “아직 3-4위전이 남아있다. 반드시 동메달을 따겠다”며 이집트전에서 화끈한 골 사냥으로 군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8일 열린 상무축구단 5기 전역식에도 불참했다. ‘엔트리에 들어있는 만큼 (대회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군 생활의 마지막 순간까지 팀과 함께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이정협은 8월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안면복합골절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세계군인체육대회 미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검은색 안면보호 마스크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해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당초 이정협은 부상으로 대회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1분이라도 뛰겠다며 출전을 자원했다.
상무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그는 “군대에 와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며 “내 축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군대였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중에 군 시절을 떠올리면 좋은 곳이었다는 기억만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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