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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화] 징기스칸도 반할 그 맛 ‘징기스칸’

입력
2015.10.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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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여러분은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게 떠오르는가? 광활한 영토를 정복해서 몽골 제국을 건설한 테무진이 제일 먼저 생각날 것이다. 나도 지난 9월에 일본 삿포로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지금 나에게 징기스칸은 바로 양고기다. 그도 그럴 것이 삿포로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삿포로에는 ‘징기스칸’이라 부르는 양고기 구이 집이 아주 많고 유명하며 보편화 되어 있다. 고기 중에 양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즐겁고 행복한 여행지였다.

징기스칸은 두꺼운 주물 철판에 양고기와 무한리필 되는 양파 등 채소를 함께 구워먹는 음식인데, 다찌라고 하는 긴 테이블에 화로를 놓고 앉아 있으면 직원들이 와서 직접 구워준다. 고기로 먹는 양은 이름이 두 가지다. 1년 이상 된 어른 양은 머튼(mutton), 1년 미만의 어린 양은 램(lamb)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양고기를 유행시킨 중국식 양꼬치는 주로 어른 양인 머튼을 쓰는 반면 징기스칸은 대부분 어린 양인 램을 쓴다. 양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개 양 누린내가 싫다고 하는데 사실 그 누린내는 어른 양인 머튼에서 나는 것이다. 머튼으로 요리하는 음식은 향신료나 양념을 강하게 하는 이유다.

일본에서는 이런 음식을 왜 징기스칸이라고 불렀을까? 고기를 구워 먹는 주물 철판이 몽골군의 모자와 닮아서 그렇다는 설이 있다. 양고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나왔단 설도 있다. 즉 1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양 목축을 해서 군사용 양털을 조달했는데, 이때 남는 고기의 처리에 대한 대책으로 양고기를 장려했단다. 당시 만주국 건설에 앞장섰던 한 일본장교가 고안한 이름이라는 얘기다. 유래야 어찌됐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양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징기스칸을 먹을 때는 주물 철판 제일 꼭대기에 양 기름 한 조각을 턱 올리고, 그 밑으로 고기를 놓고 제일 밑에는 양파를 비롯한 채소를 구워서 먹는데 양 기름이 녹으며 고기를 한 번 감싸고, 고기를 한 번 휘돌아 나온 기름이 제일 밑에 있는 채소에 떨어진다. 양 기름에 구워지는 채소 특히 양배추의 맛 또한 일품이다. 또 고기를 그냥 소금에만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소스에 찍어 먹는 맛 또한 일품이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일본에서 많이 쓰는 가쯔오부시(가다랑어포)를 넣은 육수에 간장과 설탕과 약간의 식초를 넣어 한번 우르르 끓여 만든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우리나라에서 양고기 1세대를 중국식 양꼬치라 한다면 2세대로는 삿포로식 양고기 구이인 징기스칸이 유행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전엔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볼 수 없었던 양고기가 이제 쉽게 눈에 띄는가 하면, 이미 몇몇 징기스칸 식당들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아유~~ 행복해 ㅎㅎ). 이제 집이나 캠핑장에서 삼겹살이나 소고기 갈비살 말고 양고기를 한 번 구워 먹어 보는 건 어떨까?

오늘은 양고기 본연의 맛을 즐겨보자. 고기에는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해서 굽고, 곁들이는 소스는 약간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칠리 간장소스를 준비해 봤다.

요리하는 배우

(징기스칸) 칠리 간장소스

재료: 양조간장 240ml, 식초 60 ml, 고추기름 80 ml, 다진마늘 4큰술, 다진 양파 4큰술, 다진 청양고추 4큰술, 겨자 4큰술

만드는 법

위의 재료를 다 섞으면 된다. ㅋ 참~~~쉽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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