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家) 형제의 난’ 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일정표를 빼돌린 당시 그룹 회장실 보안원 오모(38)씨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은 8일 방실침입 및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 김모(60)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회장실과 비서실 보안원이던 오씨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56차례에 걸쳐 보안 리모컨 키로 회장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가 박삼구 회장의 일정 등을 파악해 평소 친분이 있던 김씨에게 알려줬다. 오씨는 그 대가로 김씨로부터 28회에 걸쳐 85만5,000원 상당의 식사와 술 대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오씨는 보안요원으로 사무실 보안을 유지할 업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사무실에 침입해 그의 일정을 타인에게 누설했다”고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씨가 향응을 받고 일정표를 유출한 것은 아니라며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향응을 제공했다는 김씨에 대해서도 “오씨의 일정표 파악 전부터 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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