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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물질, 아기 발달도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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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물질, 아기 발달도 늦춘다

입력
2015.10.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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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5년간 추적 조사

생활용품에 포함된 비스페놀-A 등 오래 노출시 5세 때 체중 1kg 차이

조리 후 환기하고 친환경 제품 써야

3세 이하 영유아가 수은이나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오염물질에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 체중 발달이 저하되고 신경인지발달에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8일 발표한‘산모 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영향연구’에 따르면 임신 기간부터 출생 후 24개월까지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PM10) 관측농도(1㎥당 50㎍ㆍ1㎍은 100만분의 1g) 이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영유아의 체중이 관측농도 미만의 환경에서 생활한 영유아보다 평균 5%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집단은 생후 12개월에 360g, 36개월에 720g, 60개월에 1,114g의 체중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임신 중인 여성이 마신 미세먼지는 태아에게도 전달돼 태반을 통한 산소운반을 방해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켜 저체중아ㆍ조산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06~2010년 서울, 울산, 충남 천안ㆍ아산 등 4곳에서 모집한 산모와 영유아 723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특정 인자에 노출됐거나, 노출되지 않은 두 가지 실험군으로 나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추적ㆍ조사하는 코호트 연구기법이 활용됐다.

이번 건강영향연구에서는 임신 말기 산모의 비스페놀-A 체내 농도가 1㎍/L 증가하면 생후 36개월까지 영유아의 평균 동작점수가 1.3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는 식품저장용 캔 내부 코팅재로 쓰인다. 또한 임신 말기 산모의 수은 체내 농도가 1㎍/L 증가할 경우 생후 60개월 아동의 인지점수는 전체 평균(104.4점)보다 0.91점이 낮았다.

임신 중 미세먼지에 과다 노출될 경우 기형아 출산, 지능발달 저해 등을 초래한다는 해외 연구도 있다. 이스라엘 텔이비브대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임신 당시 미세먼지와 질산화물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살았던 여성일수록 기형아를 낳는 비율이 높다고 보고했다. 1997~2004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21만6,73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같은 해 5월 ‘공공보건정책저널(Journal of Public Health Policy)’에 실린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연구진은 2002년에 태어난 6만3,462명을 조사한 결과 산모가 방향족탄화수소(PAH)에 많이 노출됐을 수록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낮았다고 분석했다. PAH는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이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장은 “낮은 동작ㆍ인지 점수를 받은 아이들이 발달장애를 겪는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환경오염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체중과 영유아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향성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음식조리 후 반드시 환기를 하고, 젖병과 장난감 등 유아용품을 고를 때는 친환경 상품인지, 제품 성분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스레인지로 실내에서 조리할 경우 가스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으로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순간적으로 급증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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