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익숙한 외국어 사용
학교 국어책임관제 도입 등 제안
광주 시내 고교생 10명 중 7명은 일상생활에서 순화어보다 외국어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광주 서강고‘한글누리반’이 ‘광주 고교생들의 외국어와 순화어 사용실태와 인식조사’에서 드러났다. 한글누리반은 지난 8월 광주시내 3개 고교생 6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 이들 고교생들은 외국어와 그에 대응하는 순화어 6개를 제시하고 일상생활에서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는 물음에 29.3%만이 순화어를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70.7%는 외국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자신이 순화어와 외국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다수가‘익숙해서’라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순화어에 대한 느낌에 대해 ‘생소하고 부자연스럽다’’뜻을 알기 어렵다’는응답이 40%를 넘었다. 국어순화의 필요성에 대해 ‘모든 외국어를 순화해야 한다’고 생각한 학생은 10.2%에 불과하고 ‘이미 익숙한 외국어를 제외해야 한다’에 65.2%가 응답해 무조건적인 우리말 사용보다 언어사용의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화어를 만들기 어려울 때 대처방안으로는 ‘어쩔 수 없이 외국어 사용한다’가 59.4%로 가장 많았고 ‘새로운 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16.7%를 차지했다.
국립국어원과 순화어 정책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은 각각 12.7%, 13.9%에 불과했다. 순화어 정책의 문제점은 ‘부자연스럽다’가 36.1%, ‘관심을 끌지 못함’이 29.9%이고 순화어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으로는 ‘국민참여를 통한 공감 얻기’가 37.6%이고 ‘적극적인 홍보’가 29.7%, ‘공기관의 적극적인 자료 제공’이 13.2% 순이었다.
한글누리반은 제언을 통해 ▦교육청과 학교에 국어책임관제 도입 ▦학생들의 순화어 선정 과정 참여제화와 가산점 부여 ▦매월 1회 교육청과 학교홈페이지 순화어 게시 등을 요청했다.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유양식 소장은 “학생들이 외국어나 순화어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습관적으로 익숙한 단어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 교육청이나 학교차원에서 실천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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