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급식비리가 적발된 서울 충암고의 총동문회가 직접 모교의 급식비리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의호 충암고 총동문회장은 8일 본보와 통화에서 “변호사, 회계사 등으로 활동하는 10여명의 동문을 중심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에 자료를 요구한 뒤 12일께 본격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는 “학교 측이 협조 해주지 않는다면 국민적 지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 교육청이 검찰수사를 의뢰했는데도 불구하고 총동문회가 직접 나선 이유에 대해 “급식비리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고, 일부 학생은 졸업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고 최종 재판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점도 감안했다”고 했다. 충암고 재학생들도 이런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재학생 일부는 급식비리 의혹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언론에 교내 급식 실태를 적극 고발하고 있다. 충암고는 7일 이홍식 전 충남학원 이사장 명의로 홈페이지에 “시교육청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사법 당국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는 글을 올린 이후 어떤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으로터 관련 증거 및 감사 자료를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관련자 14명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식품의약조사부(이철희 부장)에 사건을 배당했다”며 “시교육청 감사 결과의 타당성을 살펴본 뒤 관련자 소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충암중ㆍ고교 감사에서 급식관련 예산4억1,000여만원이 빼돌려진 정황을 확인하고 전 교장 P씨를 포함한 14명을 검찰에 수사의뢰 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재단인 충암 학원은 2011년 특별감사에서도 공사비 횡령 등 비리가 적발됐으나 교육청의 시정명령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상태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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